추천 작품 목록

추천 작품 목록

글 목록

2016년 2월 14일 일요일

리뷰 : DE JA2(1992/6/25,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전작 <DE JA>와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DE JA>의 2년 만에 나온 속편 <DE JA2>입니다.
<DE JA>를 리뷰하면서 그 게임의 훌륭함에 대해
계속 얘기한 바 있습니다.
DE JA2는 과연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욱 훌륭합니다.



 
 
 

<DE JA>와 함께 <DE JA 멀티팩>으로 2004년에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DE JA>를 리뷰할 때, 대부분 설명했기 때문에 다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아쉬운 부분은 시스템입니다.



돋보기와 여러가지 손모양, 입모양이 보입니다.
돋보기는 당연히 '보다',
손모양은 여러가지 '손으로 하는 행동',
입모양은 여러가지 '입으로 하는 행동',
그리고 마지막의 로켓모양은 'XXX하다'를 의미합니다.

'보다' 커맨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돋보기 모양을 클릭한 후
화면을 클릭하면 됩니다.
이 방법은 똑같은 픽셀을 클릭하면서도 커맨드에 따라
다른 텍스트가 나오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스템이 거의 불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중간에 있는 입모양에서 오른쪽으로 전부,
그러니까 오른쪽 6개는 H씬에서나 쓰이는 커맨드입니다.

또한, 나머지도 '보다'를 제외하면 한정된 경우에만 쓰입니다.
서랍을 열거나, 초인종을 누르거나, 누군가를 때리거나 할 때 쓰는데
그렇게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고
중복적으로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이정도 시스템도 당시로서는 훌륭하긴 합니다만
문제는 DE JA2는 <ELLE>보다 이후에 나온 작품이라는 겁니다.
<ELLE>에서는 픽셀 단위로 커맨드가 자동으로 변화되어 훨씬 편리합니다.

리메이크에서도 이 문제는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마우스 스크롤을 이용해서 커맨드를 변환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었는데
여전히 <ELLE>보다 불편합니다.



스토리를 시작하면 전작에서 사망한 휴우가가 등장하여
전작의 이야기를 요약해줍니다.

DE JA2의 주인공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고고학자 하츠시바 류스케입니다.
전작에서 2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2년동안 많이 성숙해진 가챠코입니다.
고고학자 느낌이 나는 의상에서 섹시한 의상으로 바뀌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작의 고고학자 느낌이 더 좋습니다.
성격은 그다지 변하지 않아서
여전히 주인공밖에 모르는 바보입니다.



주인공과 가챠코는 전작에서 이어진대로 공식 연인 관계입니다.
주인공은 가챠코 사진이 담긴 펜던트를
늘 몸에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2년이 지나도 연인 관계가 순탄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여전히 가챠코 이외의 다른 여자에게 껄덕대고 다니고
(실제로 선은 넘지 않습니다.)
가챠코는 가챠코 대로 그 다음 단계(혼인정도?)로 넘어 가고 싶은데
주인공의 태도가 시큰둥해서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조수 키쿠치(왼쪽)와
전작에도 등장한 학회직원 켄지(오른쪽)입니다.
켄지는 주인공과 가챠코가 공식 연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챠코를 여전히 좋아하고 있습니다.



총무과의 직원 마코입니다.
매력적인 외모를 갖추고 있고
만날 때마다 주인공에게 적지 않은 호감을 표시합니다.
가챠코가 없었다면 더 주인공에게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속으면 안됩니다. 이 캐릭터에게는 반전이 있습니다.



새로운 고고학 학회장입니다.
학자 타입이 아닌 경영자 타입의 낙하산 학회장입니다.
전작에서는 학회장이 악역이었지만
이번 학회장은 스타 고고학자가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고고학 학회를 부흥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실제로 다른 고고학자가 주인공을 괴롭힌다는 소식을 듣자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좋은 사람입니다. 낙하산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잘나가는 고고학자인 주인공에게 갑자기 어떤 노인이 찾아옵니다.



무단으로 주거침입해서 갑자기 주인공과 고고학을 모욕하고 떠납니다.
주인공은 순간 당황하지만
이윽고 그 노인이 실종된 유명 고고학자인 진구지 박사인 것을 생각해냅니다.



진구지 박사는 주인공을 자신의 연구실로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도발한 것입니다.
진구지 박사는 주인공이 자신의 손녀 히미코와 함께
'수정해골'에 대해 연구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러나 다음에 진구지 박사의 방을 방문했을 때,
진구지 박사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운 나쁘게도 바로 뒤에 어떤 여자가 나타나서
주인공을 의심합니다.
다행히 의심은 금방 풀립니다.



여성은 자신을 진구지 박사의 손녀 히미코라고 소개합니다.
저는 고고학자의 손녀라길래 좀더 청순한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완전 화려합니다.
성숙한 매력을 지닌 체육교사같은 느낌입니다.

주인공은 시체에서 은행 보관함 열쇠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은행은 열쇠만 가지고 왔다고 물건을 넘겨주는
싸구려 보안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보관 서류에는 히미코의 싸인이 적혀 있습니다.

나중에 히미코와 함께 와서 보관함에서 수정해골을 찾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초반에는 히미코의 비중이 엄청 납니다.
가챠코가 잊혀질 정도는 아니지만 
주인공은 히미코와 더 자주 조사하러 다닙니다.



히미코는 주인공의 연구실에까지 와서 서로 토론하는 사이가 됩니다.
여기까진 아직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도중 가챠코가 찾아오게 됩니다.

히미코가 가챠코가 누구냐고 묻자 
주인공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가챠코를 '그냥 단순한 동료 고고학자'라고 소개합니다.
아니, 애인이잖아.



히미코는 집으로 돌아가고 주인공은 가챠코에게 사과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용서와 자애의 여신 가챠코도 드디어 쌓여 왔던 설움이 폭발합니다.
늘 분노하면 한 장면을 못 넘어가고 화가 풀리는 착한 가챠코였지만
이번엔 화난 채로 뛰쳐 나갑니다.



주인공은 가챠코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히미코와 같이 계속 조사를 다닙니다.
그러던 중 켄지와 데이트 중인 가챠코를 발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인공은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습니다.
가챠코의 표정은 정말 안타까워 보입니다.



그렇다고 히미코와의 관계도 잘 되지 않습니다.
옆집에 이사온 윌리라는 노인이 훼방을 놓습니다.
왼쪽에 히미코가 윌리에게 모욕을 당하고
성질이 뻗쳐서 뛰쳐나가는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이 노인은 누구일까요?
가챠코가 심어놓은 첩자일까요?


주인공은 수정해골을 조사한 결과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또다시 섬으로 여행을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주인공은 가챠코에게 사과의 의미를 겸해서 
같이 가자는 권유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가챠코는 만나지 못했고
그 시대에는 휴대폰은 커녕 자동응답기도 흔하지 않았는지
가챠코 집 문 앞에 종이로 써붙이고 갑니다.

그리고 조수 키쿠치에게 '가챠코와 조사를 위해 여행을 간다'고 말해 둡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또다시 큰 참사가 일어나는데...



여행 당일 날, 가챠코 대신 뜬금없이 히미코가 나타납니다.
히미코는 조수 키쿠치에게 주인공이 여행간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키쿠치는 나름 센스를 발휘한답시고 가챠코와 같이 간다는 얘기를 하지 않고
'어떤 여자와 같이 여행간다고 들었다'라고 얼버무립니다.
그 얘기를 들은 히미코는 주인공과 여행을 갈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자신 뿐이라며 여행준비를 하고 온 것입니다.

대체 얼마나 김칫국을 많이 마셔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같이 가자고 말도 안했잖아요.
주인공 인간관계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렇게 적극적인 걸까요?

근데, 더더욱 가관인 건 주인공은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해야되는데
가챠코가 나타나지 않자 히미코하고 같이 출발해 버립니다.
이정도면 완전 노골적으로 양다리 아닙니까?
가챠코에게 사과하려고 해놓고 이게 무슨 짓입니까?



비행기가 출발하는데 창밖에 가챠코가 '바보'라는 큰 깃발을 들고 있습니다.
가챠코도 공항으로 왔었는데 히미코와 같이 있던 주인공을 보고
차마 나서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는 늘 가챠코를 지지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부분은 사실 좀 이상합니다.
저 큰 깃발이 그렇게 금방 준비되는 게 아닐 것이고
그럼 미리 준비해왔다는 뜻이 됩니다.
결국 가챠코는 처음부터 주인공과 같이 갈 생각이 없었던 거 아닌가요?
뭐, 대충 넘어갑시다.



어쨌든 남국의 섬에 도착합니다.
정열적으로 보이는 여관주인 캐서린입니다.

섬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조사한 주인공은 
아직 일본에서 조사할 게 남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 여행에서 남은 건 히미코와의 추억 뿐입니다. H씬도 있습니다.



일본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점점 수렁으로 빠져 드는데
가챠코가 아닌 다른 여성과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는 소문이
고고학 학회에 쫙 퍼져 버린 것입니다.
가챠코에게 대체 어떻게 사과를 해야하는 걸까요?

그리고 가챠코와 만나게 되는데...



화도 안 냅니다. 웃고 있습니다.
솔직히 무섭습니다. 웃는 얼굴이 더 무섭습니다.
처음 플레이 했을 때는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 미소는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너랑은 이제 끝났어. 이런 걸까요?
아니면 얀데레처럼 너도 죽고 나도 죽자. 이런 걸까요?

답은 '용서'입니다.
가챠코는 주인공이 여행 가있는 동안 잘 생각해보니
'역시 자신은 주인공 없이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모든 걸 용서하고 화해하기로 한 것입니다.

역시 주인공밖에 모르는 바보이자 용서와 자애의 여신 가챠코입니다...하고
단순하게 정리하고 싶지만
사실 이 부분은 전작부터 이어져 오던 스토리 상의 문제점이 제대로 터진 부분입니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오고 나서 이상한 소문이 돌며
주인공과 가챠코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그 갈등이 너무나 허무하게 해소된 것입니다.

주인공이 이번에야말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며 사죄하거나
가챠코가 주인공 싸대기를 시원하게 날렸으면 하는 제 기대가 날아간 것은 둘째칩시다.

하지만, 주인공과 가챠코의 러브라인과 갈등은
고고학의 수수께끼와 함께 DE JA시리즈의 핵심적인 흥미 요소입니다.

전작부터 시작해서 사소한 갈등과 큰 갈등, 여러 가지 갈등이 있었지만
번번이 가챠코의 무한한 사랑으로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이 먼저 잘못했고, 더 잘못했고, 제대로 사과하지도 않았는데
가챠코의 용서로 갈등이 해소되어 버리니 스토리가 너무 허무해집니다.

아낌없이 주는 가챠코의 캐릭터는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과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가챠코와는 이렇게 화해를 했습니다.



전작에도 등장한 카오리입니다. 이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어엿한 성인입니다.
캬바쿠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카오리는 우연히 히미코와 같이 다니던 주인공을 목격했는데
카오리는 주인공에게 이전에 히미코를 본적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카오리의 직장에 가서 동료 히로코에게 자세한 정보를 듣게 됩니다.
수상한 남자와 히미코가 무언가 작당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히미코라고 알고 있었던 여자는 가짜였던 것입니다.
가짜 히미코는 진구지 박사가 죽은 이후에 나타났기 때문에 
그 여자가 히미코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리뷰에는 다 쓰지 못했지만 복선은 충분했습니다.
쉽게 알아챌 수도 있는 반전입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 플레이 할 때, 이 반전을 늦게 알아챘는데
아무래도 옛날 게임이라서 좀 방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사실을 알아챘던 건, 공항에 히미코가 김칫국을 마시며 찾아왔을 때입니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여자라는 말만 듣고
자기라고 생각하는 건 부자연스러웠습니다.


히미코의 정체에 의심이 든 주인공은 가짜 히미코의 방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가짜 히미코는 방에서 살해당한 채로 발견됩니다.

주인공은 진짜 히미코에 대해 조사하기로 합니다.


진짜 히미코의 사진입니다.
제가 예상한 이미지대로 고고학자의 손녀답게 청순해 보입니다.
진짜 히미코는 이미 살해당했습니다.

과연, 가짜 히미코와 작당하고 주인공을 속이려던 범인은 누구일까요?

이후는 뭐 여러가지 조사를 통해 수정해골의 비밀을 풀어낸다는 스토리입니다.
남은 스토리도 절대 뻔하지 않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재미있는 퍼즐도 많이 있습니다.

다만, 제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직접 플레이하시길 바랍니다.


총평하자면, DE JA2는 엘프의 수많은 명작 목록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릴 
자격이 있는 충분한 명작입니다.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재미있는 퍼즐,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게임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냅니다.

그래픽과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훌륭했지만 20년 이상 지난 지금으로서는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DE JA2를 보면 세월이 지나도 스토리는 영원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가챠코는 사랑입니다.
결혼으로 끝나는 엔딩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행복하세요.

댓글 1개:

  1. 안녕하세요, 저는이 게임에 관심이 있지만 게임을 찾아서 플레이 할 지식이 없습니다. 어떤 도움? (미국 출신이며 Google 번역 사용)

    답글삭제